2026년 10월 1일 기준

풀숲이 많은 산책로를 다녀온 날, 귀 뒤를 만졌을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단단한 것이 만져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진드기는 한 번 붙으면 저절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흡혈 시간이 길어질수록 질병을 옮길 위험도 커진다. 이 글에서는 국내 진드기 시즌부터 개가 걸릴 수 있는 질병, 산책 후 체크 방법, 직접 뗄 때의 순서, 예방약 고르는 기준까지 한 번에 정리한다.

빠른 답

강아지에게 진드기가 붙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올바른 방법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국내 주요 진드기 매개 질환인 바베시아증은 진드기가 흡혈을 시작한 뒤 약 48시간이 지나야 원충이 옮겨가므로, 그 전에 제거하면 감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평소에는 월 1회(또는 제품에 따라 12주 1회) 예방약과 산책 후 5분 전신 체크가 기본이다.

한국에서는 가을이 더 위험하다

진드기 하면 한여름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람 환자 통계를 보면 가을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통계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전국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 1,013명 가운데 441명(43.5%)이 9~11월에 발생했다. 가을에는 벌초와 농작업이 늘어나면서 야외에서 진드기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SFTS 환자 발생 자체는 4~11월에 집중되어 있고, 예방백신은 아직 없다.

반려견 쪽도 계절 흐름은 비슷하다. 진단검사기관 집계를 다룬 수의 전문지 데일리벳 보도(2019년)에서 바베시아 검사 양성률은 1~7월 월평균 7% 안팎이던 것이 8월 하순 18.4%, 9월 초에는 35.7%까지 뛰었다. 여름철에 번식한 진드기가 가을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야외 나들이도 잦아지는 시기라는 의미다.

국내에서 이러한 질병을 매개하는 주요 진드기는 참진드기류다. 작은소참진드기가 대표적이며, 사람에게 발생하는 SFTS와 라임병도 진드기가 옮길 수 있다. 반려견 주변에 흔한 개피참진드기는 알에서 어른벌레가 되는 전체 과정을 집 안에서 마칠 수 있어, 실내견이라고 방심할 수 없다.

진드기가 옮기는 병 — 바베시아증·에를리히아증

  • 바베시아증 — 원인: 적혈구에 기생하는 원충. 증상: 잇몸·입안 창백, 붉거나 갈색 소변, 고열, 무기력, 황달, 헐떡임. 특징: 용혈성 빈혈로 진행이 빠르다. 치료 후에도 원충이 남아 재발할 수 있다
  • 에를리히아증 — 원인: 백혈구에 감염되는 세균. 증상: 발열, 식욕 감소, 무기력, 잇몸 출혈·멍, 관절통. 특징: 혈소판이 줄어 출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 질환 모두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단순한 무기력으로 나타나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바베시아증은 빠르게 진행하는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소변 색이 평소와 다르거나 잇몸이 창백해졌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단은 혈액도말검사로 적혈구 안의 기생체를 직접 보거나, PCR 검사로 확정한다. PCR은 감염 2주 뒤부터 확인이 가능하다. 치료는 항원충제와 항생제를 병용하고, 빈혈이 심하면 수혈·수액 요법이 뒤따른다. 바베시아증은 치료를 끝내고도 약 60일 뒤 PCR 재검사로 완치를 확인하는 게 권장된다.

산책 후 5분, 전신 체크 루틴

진드기는 풀 끝 등에 있다가 지나가는 동물의 몸에 붙는다. 동물의 몸에 붙은 진드기는 피부가 얇고 습한 부위 등으로 이동해 흡혈을 시작한다. 그래서 체크도 그런 부위부터 한다.

  • 1. 귀 안쪽과 귀 뒤 — 가장 흔한 부위. 드롭이어는 특히 꼼꼼히
  • 2. 발가락 사이·발바닥 — 풀숲을 직접 밟는 자리
  • 3. 겨드랑이와 뒷다리 안쪽 — 피부가 맞닿아 습하다
  • 4. 목·목줄 아래·턱 밑 — 몸통보다 먼저 붙는 통로
  • 5. 꼬리 밑·항문 주변 — 혼자 못 닿는 곳, 숨기 좋다
  • 6. 눈꺼풀·눈 주변 — 작은 진드기는 여기도 붙는다

손끝으로 털을 헤치며 콩알만 한 단단한 돌기가 만져지는지 확인한다. 진드기는 씨앗만 한 크기부터 완두콩만 하게 부풀어 오른 크기까지 다양하다. 진드기 확인은 산책 루틴의 마지막 순서로 넣어 현관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붙은 채로 실내에 들어오면 가구와 침구에 떨어져 집 안에서 다시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붙은 진드기, 이렇게 뗀다

  1. 핀셋을 준비한다. 뾰족한 끝의 핀셋이 좋다. 가능하면 일회용 장갑을 낀다.
  2. 피부에 바짝 붙어 있는 입 부분을 잡는다. 진드기의 몸통을 누르지 않도록 피부와 맞닿은 머리 쪽을 집는다.
  3. 천천히 수직으로 당겨 뗀다. 비틀지 않고 일직선으로. 피부가 함께 당겨지면 손을 멈추고 다시 잡는다.
  4. 진드기를 제거한 부위를 소독한다. 비누와 물 또는 적절한 소독제로 닦고, 손을 깨끗이 씻는다.
  5. 며칠간 물린 부위의 상태를 살펴본다. 붉은 기가 점차 가라앉는지 확인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하다. 손으로 잡아 뜯거나 기름·연고를 바르고 뜨거운 것을 대면 진드기가 자극을 받아 체액을 역류시킬 수 있다. 이러한 체액 역류는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손이나 적절하지 않은 도구로 무리하게 제거하면 입 부분이 피부에 남거나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진드기가 깊이 박혀 있거나 제거하기 어렵다면 동물병원에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뗀 진드기는 휴지에 싸서 밀봉해 버리고, 손으로 터뜨리지 않는다. 사람도 물릴 수 있는 만큼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 게 원칙이다.

예방약 — 종류와 주기

진드기 예방약을 사용하는 것은 감염 위험을 줄이고, 감염 후 치료에 드는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 경구형(먹는 약) — 제품에 따라 월 1회 또는 12주 1회. 씻겨도 효과가 지속된다. 12주형은 투여 간격이 길어 관리가 편하다
  • 스포트온(목덜미에 바르는 약) — 대체로 월 1회. 급여가 어려운 강아지에 쓰기 좋다. 약이 마를 때까지 쓰다듬지 않는다
  • 목줄형 — 제품에 따라 수개월. 상시 착용이 전제다. 물에 젖으면 효과가 줄 수 있다

약은 견종·체중·나이에 따라 종류와 용량이 달라지므로 동물병원에서 상담받아 정하는 게 원칙이다. 경구형 예방약 중에는 생후 8주, 체중 2kg부터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으므로, 산책을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수의사와 사용 여부를 상담하면 된다.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제품마다 다르므로, 진드기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앞서 수의사와 투여 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다.

예방약은 진드기가 죽는 약이지 붙지 않게 하는 약은 아니다. 약을 먹인 강아지에게도 진드기는 붙을 수 있고, 제품에 따라 사멸까지 수 시간에서 하루 이내가 걸린다. 그래서 산책 후 체크와 예방약은 함께 쓰는 것이지 하나로 대체하는 게 아니다.

예방약을 1년치로 미리 준비해 비용을 줄인 경험은 넥스가드 스펙트라 1년치 준비 글에 정리해 두었다.

병원에 가야 할 신호

  • 소변이 붉거나 갈색을 띤다
  • 잇몸과 눈 안쪽 점막이 창백하거나 노랗다
  • 이유 없는 멍이 들거나 잇몸에서 피가 난다
  • 열이 나고 먹기를 거부하며 힘이 없다
  • 물린 자리가 며칠이 지나도 붉은 채로 커지거나 덥고 아파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진드기를 직접 확인했는지와 관계없이 즉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 매개 질환을 의심할 수 있도록 물린 날짜와 산책 장소를 수의사에게 함께 알려준다. 증상이 없어도 흡혈이 진행된 진드기를 여러 마리 발견했다면 한 번 진료를 받아 두면 마음이 편하다. 병원 고르는 기준이 궁금하면 동물병원 잘 고르는 법을 참고한다.

자주 묻는 질문

사람에게도 진드기가 옮겨지나요?

반려견에게 붙어 있던 진드기가 보호자에게 옮겨와 무는 경우도 있으며, 야외에서 진드기에 직접 물릴 수도 있다. 특히 작은소참진드기는 SFTS를 매개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예방백신이 없으므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풀숲 활동 뒤 2주 안에 고열·오한·구토 같은 증상이 있으면 진드기 물림 이력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산책 후 강아지뿐 아니라 내 옷과 몸도 점검하는 습관이 함께 필요하다.

아파트에서만 키우는데도 진드기 위험이 있나요?

있다. 산책을 통해 진드기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강아지도 예외는 아니다. 공원 잔디나 도심의 풀밭에서 진드기에 노출될 수 있으며, 사람의 옷이나 신발을 통해 실내로 유입될 수도 있다. 특히 개피참진드기는 실내에서도 번식할 수 있으므로, 집 안에 유입되면 예방약만으로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침구와 소파를 자주 청소하고, 현관에서 털을 털고 들어오는 루틴을 만든다.

진드기를 손으로 떼도 되나요?

되도록 피한다. 손으로 잡아당기면 몸통만 떨어지고 입 부분이 피부에 남거나, 자극으로 침을 역류시켜 감염 위험이 커진다. 핀셋이 없는 자리라면 콕집게로라도 피부 바로 위를 잡아 천천히 당기고, 자신이 없으면 그날 중으로 병원에 가서 제거받는다.

겨울에도 예방약을 먹여야 하나요?

야생 진드기의 활동은 4~11월에 집중되지만, 난방이 유지되는 실내에서는 개피참진드기가 겨울에도 생존할 수 있다.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강아지도 연중 예방이 권장될 수 있으며, 예방 시기는 생활환경과 외출 빈도에 따라 조절하기도 한다. 쓸 수 있는 제품과 용량이 체중·나이에 따라 달라지니, 동물병원과 일정을 정하는 게 좋다.

물린 자리가 며칠째 붉은데 병원에 가야 하나요?

진드기에 물린 부위는 며칠 동안 붉은 기가 남았다가 서서히 가라앉을 수 있다. 다만 벌레 물린 자리치고 크기가 커지거나, 붓고 뜨겁거나, 강아지가 계속 핥으며 아파한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열이 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등 몸 상태 변화가 함께 있으면 진드기 매개 질환 검사를 받아 본다.

출처

표지 이미지는 AI로 생성했습니다.